연화문화마을에서 찾는 맛과 예술
“연화마을은 예술과 맛이 공존하는 곳!”
대부분의 여행지는 '볼거리'나 '먹거리' 중 하나에 치우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연화문화마을은 다릅니다. 이곳에서는 눈이 먼저 감동하고, 혀가 따라 웃으며, 마음이 천천히 안정을 찾아갑니다.
전통과 현대, 자연과 감성이 자연스레 뒤섞인 연화마을. 이번 글에서는 이곳에서 만난 소박하지만 특별한 맛집, 예술 공간, 문화행사를 차근차근 소개해 드릴게요.
맛집 탐방
☕ 감성 카페 – 옛 한옥을 개조한 커피숍 '연화다방'
마을 입구 언덕 끝, 오래된 기와지붕 아래 간판 하나가 걸려 있습니다. “연화다방”.
이곳은 원래 마을 이장이 살던 한옥이었는데, 후손이 귀촌해 카페로 리모델링했다고 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구들장 위에 앉는 좌식 공간과 자개장으로 만든 바 테이블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대표 메뉴는 연잎차 라떼와 감잎 크림 케이크.
연잎차의 고소하고 은은한 맛은 마치 마을의 분위기를 그대로 마시는 기분이었고, 자리에 앉아 창밖 연못을 바라보면 시간 개념이 조금은 흐려지는 것 같습니다.
🍴 로컬 푸드 맛집 – “솔밭밥상”
문화회관 근처에 있는 이 작은 식당은 단골 없인 찾기 어려운 곳입니다. 하지만 입소문만으로도 자리를 채우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제철 산나물 정식과 들깨 수제비, 그리고 연근전은 이 집의 시그니처. 음식마다 식재료의 출처가 적힌 작은 카드가 함께 나와 지역 농부들과의 연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인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이건 손맛이 아니고 땅맛이에요. 마을 흙에서 자란 것들이니까.”
정말 그 말처럼 한 숟갈 한 숟갈이 땅의 고요함을 닮아 있습니다.
예술 공간 리뷰
🎭 갤러리/소극장 – “연화 아틀리에홀”
폐교를 리모델링한 복합 예술 공간인 ‘연화 아틀리에홀’에서는 계절마다 전시와 공연이 바뀝니다.
제가 방문한 시기엔 <연화의 빛과 그림자展>이라는 현대 회화 전시와, 지역 극단의 창작극 <돌담 너머, 고양이>가 공연 중이었는데, 관람객과의 거리가 좁아 오히려 몰입감이 더 깊었습니다.
무대 뒤엔 관람객이 직접 감상평을 적을 수 있는 ‘감정노트 벽’이 설치돼 있었고, 어떤 아이는
“나도 어른이 되면 배우가 될래요.”
라는 글을 남겨 두었더군요.
🖼️ 거리 예술 – 벽화 골목 & 설치미술
마을 중심길에서 구불구불한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뀝니다. 담벼락마다 알록달록한 벽화가 그려져 있고, 골목 초입엔 철제 조각 작품들이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건, 버려진 농기구를 이어붙여 만든 설치 작품 “시간의 수레바퀴”.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마을의 사라진 것들을 모아 하나의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고 싶었다.”
연화마을의 과거와 현재가 나란히 숨 쉬는, 작지만 강한 메시지였습니다.
문화 행사 참여 후기
“연화문화축제 3일 간의 기록”
축제는 매년 가을, 10월 셋째 주 금~일요일에 걸쳐 열립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두 번째 날로, 한지등 퍼레이드, 거리 음악회, 전통 음식 시연회 등이 열렸습니다.
낮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고, 아이들은 한지 부채 만들기와 연꽃 쿠키 굽기 체험에 열중이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전등이 하나둘 켜졌고, 마을 전체가 따뜻한 오렌지색으로 물들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마지막 날 열렸던 ‘연화의 노래’ 합창 공연. 마을 주민 20여 명이 무대에 올라 각자의 목소리로 마을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노래했습니다.
한 줄의 가사조차 허투루 들리지 않았고, 그날의 감정은 지금도 가슴 어딘가에 남아 있습니다.
추천 코스
“한때니 즐기는 연화마을 코스: 카페 → 갤러리 → 저녁 공연”
📍 오전 11시 – 연화다방
연잎차 한 잔과 함께 하루의 시작을 여유롭게. 카페 주변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도 추천!
📍 오후 1시 – 아틀리에홀 관람
전시회 또는 연극 한 편 감상. 근처 포토존에서 기념사진도 꼭 남기기.
📍 오후 3시 – 골목 예술 산책
벽화 골목과 설치미술 투어. 길게 걸을 필요 없이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기만 해도 감성이 차오름.
📍 오후 5시 – 로컬 식당 ‘솔밭밥상’ 저녁 식사
건강한 한 끼로 속을 채우고, 다음 일정 준비.
📍 오후 7시 – 야외 소극장 공연 또는 음악회
자리에 앉아 별빛과 함께 마무리. 공연이 없는 날엔 조용한 정자에서 여운을 즐겨보세요.
연화문화마을은 거창한 관광지 대신, 작고 소박한 감동을 주는 곳입니다. 맛으로 위로받고, 예술로 충전받으며, 어쩌면 오랫동안 잊고 있던 ‘쉼’의 감각을 되찾을 수 있는 마을.
하루쯤,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연화마을로 향해 보세요.
느리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당신만의 이야기가 시작될지도 모릅니다.